두꺼비 건강칼럼 25

진료의뢰서의 위력

지난 달의 일입니다. 가끔 어깨나 허리 통증으로 침치료를 받으러 오시는 환자분께서 오랜만에 방문하셨습니다. 발음이 어눌해졌다고 이상하다고 오셨죠. 말할 때 무슨 말을 할지 생각은 잘 나는데 발음하기가 어려우며 얼굴이나 손발의 마비감은 없었습니다. 일단 침치료 하며 베드에 누워계신 동안 뇌의 문제 의심되어 이학적 검사를 해보니 Babinski 검사 상 좌측+, 우측- (발바닥을 자극했을 때 발가락이 배굴되면 비정상) 양측 pupil reflex 소실 (눈에 pen light를 비춰 눈부시게 했을때 들어오는 빛의 양을 줄이기 위해 동공이 좁아자는 반사) 중풍의심되어 영상의학적 검사 필요하리라 사료되어 바로 진료의뢰서 작성. 침 치료 후 가까운 신경외과 추천해드리며 병원 가서 검사받아보시도록 했습니다. 그로부..

워크맨 시대, 스마트폰 시대

제가 고등학교를 다닐때가 Walkman 시대의 끝자락이었던거 같습니다. 쉬는 시간, 자습 시간에 아이들은 두 귀에 이어폰을 끼고 Walkman이나 CD player를 통해 음악을 들었죠. 주변 소음 때문에 음악은 잘 안들리고...그래서 볼륨을 높이게 되고 심한 경우 옆에 앉은 짝궁에게 음악 소리가 들릴 정도로 볼륨을 높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귀에 좋을리가 없죠. 오늘날은 smart phone 시대인거 같습니다. 휴대폰이 보급되면서 문자 메시지가 전화 통화의 영토를 잠식했고 이후 smart phone이 대중화되며 동영상 시청이 음악 감상을 대체한거 같습니다. Walkman 시대에 귀가 혹사 당했다면 이젠 눈이 혹사당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고대인들은 구술 언어를 통해 얻는 정보의 양이 많았지만 현대인들은 ..

과연 저염식이 몸에 좋을까요?

진료를 하다보면 삭맥(數脈; 빠른 맥)인 분들이 꽤 많습니다. 혈압, 특히 최저혈압이 약간 낮은편인데 맥이 빠른 분들 중 저염식을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건강을 위해 저염식을 하시겠지만 과연 저염식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는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습니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좋지 않다는 말이죠. 과거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증조할아버지, 증조할머니와 그 이전 세대에는 염분 섭취량이 높았습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이라 해물이든 채소든 뭐든 소금에 절여서 보관하는게 일반적이었죠. 다양한 종류의 젓갈과 김치가 냉장고 없던 시절의 산물입니다. 과도한 염분 섭취는 위염이나 고혈압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혈압이 너무 높으면 혈액을 필터링해서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신장에 부하..

여름 보약

한약에 관한 흔한 속설 중 하나로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려서 보약을 먹을 필요가 없고 가을에 보약을 먹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 인구 절대 다수가 농업에 종사했던 전통사회에서는 가을에 벼를 추수한 뒤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므로 가을에 보약을 짓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습니다. 아마 그 속설도 거기에서 유래한듯합니다. 또, 여름에 땀을 흘려서 보약을 복용할 필요없다는 말도 잘못된 말입니다. 옛 말에 汗血同原[한혈동원]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땀과 피는 근본이 같다는 말이죠. 땀을 많이 흘리면 그 만큼 체력 소모가 많기에 원기 회복이 중요합니다. 땀을 통해 수분 뿐만 아니라 전해질도 같이 배출되기 때문에 물만 마셔서는 갈증 회복과 체력 보충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수박이나 포도 같은 즙이 있고 성질이 찬 ..

고추대가 좋다??

고추는 한자로 辣椒[날초]라고 합니다. 辣[랄]은 맵다는 뜻(ex:신랄하다)이며 椒[초]는 후추, 산초 등 양념작물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말입니다. 임진왜란 전후로 조선에 전래되어 널리 퍼져 우리 식탁에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죠. 어느 한의사가 코로나 예방에 고추대가 좋다고 썰을 풀었나본데... 결론적으로 말해 그런 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주변 즉, 한반도와 만주, 중국과 동남아, 중앙아시아에서 약효가 있는 식물들은 대부분 한약재로 쓰여지고 있으며 그렇지 않은 식물들은 딱히 약효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사실 고추 줄기는 반찬으로 먹는 고추 나물 비슷한거 아닙니까? 약효가 없으니 성질이 平하고(무난하고) 별로 자극성도 없으니 반찬으로 먹고 있는거죠. 대추, 생강 등 한약재 중 성질..

코로나 19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면역력이 필수

Wuhan[우한](武漢)은 우리식 한자 발음으로는 무한이라하며 양자강과 한수가 만나는 지점인 한양, 한구, 무창 세 도시가 합쳐서 만들어진 도시입니다. 삼국지 독자분들께 익숙한 지명으로 설명드리자면 형주의 강하와 양자강 너머 양주의 무창이죠. 바로 형주의 지배자 유표의 부하인 강하 태수 황조와 손견, 손권 부자가 치열하게 싸웠던 곳입니다. 한중에서 양양을 거쳐 오는 한수와 강주(현 충칭;중경)에서 강릉(현 징저우;형주성)을 거쳐 오는 양자강이 만나는 교통의 요지로 삼국지 시대에 강하는 형주의 변경인 소도시였지만 오늘날엔 내륙의 항구도시로 발달하여 오늘날엔 인구 1000만명을 넘는 거대 도시가 되었죠. 이곳에서 시작된 질병이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창궐하게 되었는데요. 중국에서 유입된 분들 말고도 국내에서의 ..

염증과 감염

환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염증과 감염에 대해 혼동하고 계시는 경우를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둘 다 '염'이란 글자가 들어가고 감염되면 발열, 통증 등 염증 증상이 나타나서 그런것 같습니다. 염증과 감염을 헷갈려 진통소염제와 항생제를 혼동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양약 감기 처방의 경우 거의 루틴하게 진통소염제와 항생제가 같이 들어가있죠. 이렇게 같이 복용하시는 경우가 많기에 환자분들이 더욱 혼동하시는거 같습니다. 염증은 한자로 炎症 불 火자가 두개 있는 것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열과 관계된 말입니다. 영어로는 inflamation이라고 합니다.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조직에 발열(fever), 붓기(swelling), 통증(pain), 발적(redness), 기능의 상실(l..

한의원 녹용은 광록병으로부터 안전할까요?

얼마전 경남에서 광록병이 발생해 사슴 100마리를 살처분했다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이 때문에 한의원 녹용의 안정성에 대해서도 불안감이 생길 수 있는데요. 결론적으로 말해서 한의원 녹용은 안전합니다. 광록병이 발생했던 국가는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우리나라 뿐입니다. 의료용으로 수입되는 한약재는 식약처에서 엄격하게 관리하고있습니다. 식품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캐나다에서 광록병이 발생한 이래 북아메리카산 녹용은 수입 금지되었습니다. 한의원에서 쓰는 녹용은 뉴질랜드(남섬), 러시아(시베리아), 중국산입니다. 녹용은 원래 추운 지방 사슴뿔이 약효가 좋습니다. 우리나라 기후는 뉴질랜드 남섬, 시베리아 등에 비해 그리 추운 편이 아니죠. 때문에 우리나라 녹용은 약효가 별로 없습니다. 홈쇼핑에서 국내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