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건강 칼럼
고추 이야기
서론
(고추의 전래)
1492 에스파냐의 지원을 받는 제노바 출신 항해가 콜롬부스는 대서양을 건너 신대륙을 '발견(?)'한다.
유럽인들의 표현으로는 '발견'이지만 객관적인 입장에서는 "유럽이 아메리카와 만났다."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이다.
고대로부터 내려져온 중앙아시아를 관통하는 비단길과 인도양을 가로지는 바다의 길,
이 두 무역로로 부터 소외되어왔던 두 문명 세계(유럽과 아메리카)가 만나 엄청난 파급효과를 창출하여 전 세계의 운명을 뒤흔들 다음 시대를 연다.
<이것이 바로 '유럽의 주도권 확립(establishment of European hegemony)'이다. 쉽게 말해 제국주의...>
유럽인들은 아메리카에서 새로운 작물들을 도입해 전세계로 퍼뜨린다.
순식간에 세계인의 기호품이 되어버린 담배,
프로이센과 러시아등 추운 국가의 인구 폭발에 기여해 유럽 각국의 역학관계를 변화시킨 감자,
그리고 우리 식생활에 큰 영향을 끼친 고추...
이제 고추에 대해 얘기해볼까 한다.
"남만초는 독이 많다. 처음에 왜국에서 왔으므로 사람들은 왜개자라 부른다. 요즘은 종종 술꾼들이 그것의 맹렬함을 좋게 여겨 혹 시장에서 소주와 같이 먹다가 죽는 사람이 많다."
-芝峰類說[지봉유설] 中
본론
(식탁이 온통 빨개졌다.)
고추는 임진왜란을 전후해서 들어왔으며 '남만초' 또는 '왜개자'라고 불린것으로 보아 인도네시아의 네덜란드인과 일본상인들을 통해 도입된 것으로 추측된다.
고추는 정작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그리 많이 소비되지 않고 아시아에서는 태국과 한국, 중국 일부 지역 정도만 고추를 애용하고 있다. 특히 백김치나 산초로 절인 김치만 있던 조선에 고추가 들어와서 식생활 혁명이 일어났던 것이다.
과장이 아니라 말 그대로 식탁이 온통 빨개졌다.
한국은 근대화 이후 본격적인 서양의학적 통계를 낸 이후 일본과 계속해서 위암 발생률 세계 1, 2 위를 다투고있다. 미국 내 이민자 사회 중에서는 한인들이 일본인들을 꺾고 압도적 1위를 차지하기도 하였다.
일본은 물론 고추 섭취량이 적다. 대신 여러 염장 음식이 발달한 게 주요 원인으로 추측되며 몇몇 마을에서는 보건소에서 실시하는 식단 개선 프로그램을 통해 (염분 섭취 감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위암 발생률을 극적으로 떨어뜨리기도 하였다.
한국의 경우 일본과 마찬가지로 염장음식이 발달하였으며 이에 더해 고추 섭취량이 압도적이다. 염장음식은 냉장고의 발달과 식생활 변화로 인해 주는 추세에 있으며 고추 섭취량만 적절한 정도로 줄인다면 위암 발생률 역시 현격하게 떨어뜨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사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는 음식물의 부패를 막기 위해 소금과 고추 가루에 절이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절이지 않은 신선한 생선, 채소가 유통되고 있다.)
고추는 매운맛이 밥맛을 좋게 하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며 음식의 부패를 막아주는 등 여러가지 좋은 면이 있다. 하지만 몹시 독한 작물이라 소주와 같이 먹다가 죽는 사람이 나올 정도이다.
또 본인이 근무했던 영양군은 고추를 많이 재배하는 지역인데 고추가 워낙 독해 수확할 때 오랜 시간 맨손으로 작업하면 손에 화상을 입기도 한다고 한다. (때론 장갑으로 땀을 닦다가 이마의 피부가 상하기도 한다.)
혀와 입으로 느끼는 맵고 독한 맛이 손의 피부에도 마찬가지로 자극적인가보다.
그러면 위점막에는 어떨까? 뻔한 이야기다.
특히 남한의 음식점들은 자극적인 맛을 내기 위해 고추 등 양념작물을 과용하고 있다. 북한에서 오신 분들과의 인터뷰 내용 중에 음식 문제가 가장 불편하다는 것은 주목해볼 만하다. 너무 맵고 자극적이어서 속이 쓰리단다....
결론
고추를 적절하게 섭취하자.
고추는 살집이 얇고 예민하고 매운 것 먹으면 속이 쓰린 사람에게는 안 좋다.
(이런 사람들은 위점막도 얇고 예민하기 때문이다.)
몸에 열이 많고 알레르기성 체질인 경우에도 과용은 금물이다.
(먹어서 내 몸에 맞지 않다 싶으면 조금 먹는 게 최고다.)
고추 섭취 조절과 더불에 위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tip들
1. 뜨거운 물을 자주 마시면 안 좋다.
(맵고 짠 것이 소화기 점막에 자극적이어서 안 좋듯 뜨거운 음식도 마찬가지이다.)
2. 같은 냄비에 여럿이서 숟가락 넣고 떠먹으면 안좋다.
(helicobacter pylori[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감염자들은 위암 발생률이 높다.)
3. 사소한 것에 신경 쓰지 말고 안정된 마음을 가지자.
(stress를 받으면 SNS(교감신경)가 항진되어 위벽을 보호하는 위점액의 분비를 감소시킨다. 결국 위염을 유발하고 이는 위궤양, 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오죽하면 'stress ulcer'라는 말까지 있겠는가?)
4. 배고픈 것 참지 말고 밥 제때 챙겨먹자.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겠지만 밥 제때 챙겨먹기 어려운 게 바로 우리나라 회사원들의 슬픈 현실이다.)
5. 독주를 많이 마시지 말자.
(알코올류는 위암보다는 간암과 더 연관성이 있다. 하지만 독주는 그 자체로 식도와 위에 강한 자극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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